미디어 & 리서치[HR 트렌드 브리핑 #02] 희망퇴직 위로금을 높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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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트렌드 브리핑 #02] 

희망퇴직 위로금을 높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나갈까?


‘희망퇴직, '돈'보다 중요한 건 퇴직 이후의 ‘방향성’이다.’




“퇴직이 필요하다는 건 알겠어요. 하지만 어디로 나가야 할지 막막할 뿐이죠.”

“위로금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나가서 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희망퇴직의 대상자가 되었거나 고민 중인 구성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조직 슬림화를 위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금전적 조건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예상보다 낮은 신청률로 인해 인력 구조 개편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HR 리더들이 많다. 이는 많은 구성원들이 위로금 자체보다 퇴직 이후의 삶, 즉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그림과 구체적인 방향성이 부재한 상태에서 희망퇴직이라는 벽에 마주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희망’ 퇴직으로 포장된다고 해도, 한 개인이 일방적으로 퇴직을 제안받는 일은 쉽게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단순히 직장을 떠나는 것을 넘어 인생의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계획하는 중대한 전환이자, 삶의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회사가 희망퇴직 위로금만을 조건으로 내걸어 퇴사를 종용한다. 그러나 사람을 움직이는 진짜 동력은 '돈'이 아닌 '방향성'이다.



아래 주요 기업들의 위로금 수준과 수용률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자.


기업명위로금 수준수용률(추정)참고자료 및 배경 분석
A제조 (2020)최대 36개월치
+ 전직 지원
약 60~70%
  • 고연령, 고직급 중심의 희망 퇴직 시행으로 약 60~70% 수용률 추정
  • 평균 이상의 높은 위로금(최대 36개 월)으로 퇴직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었으나, 대외적으로 공식화하지는 않고 개별 접촉 하에 실시하여 다소 높은 편으로 평가
B중공업 (2012)최대 5억 원
지급
약 50% 내외
  • 창사 이래 첫 희망 퇴직 시행으로 구성원들의 혼란과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낮은 수용률 기록
  • 금액 절대치는 높았으나, 당시 중공업 업황이 안정적이어서 잔류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했던 것으로 분석
  • 위로금도 중요한 요인이나, 산업 환경 및 경영 상황이 수용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침
C유통 (2024)24개월치
+ 교육비 등
약 30~40%
  • 점포 폐점 등 긴급 구조조정 상황임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용률 기록
  • 위로금이 평균 수준(24개 월)이고 추가 지원(교육비)의 유인 효과가 적음
  • 특히 점포 폐점 등 생존과 직결된 상황에서도 구성원들이 쉽게 퇴직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금성 지원 외 장기적 전환 프로그램의 필요성 시사
D정유 (2023)18~24개월치
지급

낮은 수용률

약 20%
  • 정유 산업 특성상 안정성과 장기 고용에 대한 기대가 높아 낮은 수용률 기록
  • 최근 정유업계 구조조정 우려로 구성원들이 일단 버티려는 심리 강화
  • 미래 불확실성이 높은 산업 환경일수록 현금성 보상만으로 퇴직 결정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분석
E금융 (2014)평균 임금의
36개월치 지급
약 20~30%
  • 상대적으로 높은 위로금(36개 월)을 제공했음에도, 당시 퇴직 후 생애 설계 제도가 미흡하여 다수 구성원이 잔류 선택
  • 금융권은 현금 보상만큼이나 퇴직 이후 커리어 재설계 및 명확한 전환 계획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함
(출처: 각 언론기사 및 HR담당자 인터뷰 등, 공식 수용률 미공개)



주요 언론 기사, 학문적 연구, 글로벌 리서치, 그리고 희망퇴직을 시행한 HR담당자들과의 인터뷰 결과를 종합해 보면, 퇴직 위로금이 늘어날수록 수용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4개월에서 36개월로 위로금의 규모를 급격히 높인다고 해서 퇴직 수용도가 기대만큼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높은 퇴직 위로금이 유능한 젊은 세대 구성원들의 이탈을 가속화한다는 다양한 연구들이 있다. 많은 기업들이 희망퇴직 목표 달성을 위해 연령대를 확대하면 50대 이상 구성원들의 퇴직 수용도는 정체되는 반면, 젊은 세대 핵심인력의 유출을 가속화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희망퇴직을 구상 중인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단순히 퇴직을 유도하기 위해 금전적 보상을 높이는 설계를 해서는 안된다. 대신, 퇴직을 고려하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의 강점과 경험을 탐색하고, 인생의 다음 단계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며,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 구체적인 '방향성'을 설계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구상하고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재취업이나 자격증 등에 한정된 형식적 지원이 아니라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역량을 개발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무 관리나 취미 중심의 정보 제공 형태의 지원만으로는 그들을 움직이게 할 수 없다. 회사가 구성원들의 퇴직 경험과 퇴직 이후의 인생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진심을 전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성 설계 및 전환 준비 지원'은 단순히 개인을 위한 배려 차원을 넘어, 조직의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구성원들이 명확한 다음 계획을 가지고 떠날 때, 조직은 보다 예측 가능하고 원활하게 인력 구조를 재편할 수 있으며, 퇴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갈등과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회사가 구성원의 '그 이후' 삶까지 진심으로 지지하고 지원한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는 조직 내부 구성원들의 신뢰와 로열티를 높이고, 외부적으로는 기업의 평판과 고용주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결국, 희망퇴직이 개인에게는 새로운 희망으로, 조직에게는 건강한 전환의 기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얼마를 주느냐'가 아닌 '어디로 갈 수 있도록 돕느냐'에 집중해야 한다. 그 방향성을 함께 설계하고 준비하는 일이 지금 인사팀이 가장 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과제이다.



필자: 성은숙 화담,하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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