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 리서치[서울경제×화담,하다] 임원 퇴직 지원 전략···경영진을 향한 인사담당자의 두 가지 시선


[서울경제×화담,하다]

임원 퇴직 지원 전략···경영진을 향한 인사담당자의 두 가지 시선




성은숙 화담,하다 대표 New-UP(業)의 발견_4편

기업 인사담당자, 퇴직에 대한 인식 변화와 조직적 지원 필요로 해

인재의 마지막 행보를 챙기는 것도 기업의 역할


인사팀장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계절이 왔다. 현직과 퇴직의 기로에 선 당사자들에게 비할 바 아니겠으나, 인사담당자의 마음도 마냥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퇴직을 앞둔 경영진을 대하는 인사팀장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최근 몇 년간 힘든 꿈을 많이 꿉니다. 특히 늦가을 이맘때 심해져요. 인사총괄 담당자로서 임원들의 퇴직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됩니다. 오랜 동료이자 상사에게 퇴직 통보를 드리는 일이 참 힘듭니다. 퇴직 통보를 바로 받아들이시는 분들도 있지만 수용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내년에도 잘해보자 했는데 하루아침에 통보를 받으니 대부분 충격을 크게 받습니다. 이제는 회사와 정책 차원의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A그룹 금융 계열사 인사팀장)


“대기업 임원이 되는 일은 그야말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력도 있으셨고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그 자리에까지 오르셨지만, 솔직히 월급 많이 받으신 분들입니다. 성공하셨고 노후에 큰 문제 없어요. 그런데도 무엇을 더 지원해야 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현재 인사팀 인력으로 조직 운영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버겁습니다.”(B그룹 유통 계열사 인사팀장)


두 인사담당자의 의견에 한치의 양보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맥락이 닿은 부분이 있다. 바로 퇴직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조직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 개인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경영진의 퇴직은 조직의 전략적인 의사결정이다. 따라서 회사의 퇴직제도가 인사담당자 개인의 고충이 되지 않아야 하며,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는 것만큼이나 훌륭한 인재의 마지막 행보를 살피는 것도 회사의 역할이다. 본 글에서는 퇴임하는 경영진들을 위해 실무선에서 필요한 네 가지 사항들을 점검해 본다.
 


첫째, 퇴직자들의 퇴직 적응 4단계를 고려하라.


현재 기업들의 퇴직 지원 전략은 그야말로 재취업지원 서비스에 집중돼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퇴직자 대부분이 갑작스러운 퇴직으로부터 ‘지위에 대한 상실감’을 크게 느껴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크게 휩싸인다. 그동안 직장생활 이외의 다른 대안을 구상하지 못한 채로 퇴직에 직면했기 때문에, 가장 익숙한 사회적 지위의 회복으로 ‘재취업’을 꼽는다. 따라서 퇴직자들에게는 재취업이 가장 절박한 옵션이 되며, 인사담당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 방향이기도 했다. 그러나 약 85%의 퇴직 임원들이 퇴직 후 6개월까지 극심한 인지적 불안정 단계를 경험하고, 퇴직 2년 차에도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계획이 없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따라서 임원 퇴직 지원 담당자는 퇴직자의 현 적응 단계를 가장 우선 순위로 살피고 이에 적합한 계획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집체 교육’을 대신할 개인화 서비스를 구상하라.


“회사의 재취업 지원 교육 참여와 일시 지원금 500만원 중 무엇을 선택 하시겠습니까?”


많은 인사담당자가 ‘퇴직 교육을 다방면으로 준비했으나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토로한다. 그런데 퇴직 당사자 입장으로 교육을 생각해보자. 적어도 25년 이상 회사라는 곳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퇴직에 직면하게 되었다. 아무리 ‘임시직원’이라고 자조하며 언제든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날이 지금 당장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실제로 90% 이상의 임원들이 당일 혹은 3일 전까지도 본인의 퇴직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마음을 나누던 조직구성원들과 따뜻한 인사 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몇십 년 넘는 개인의 역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퇴직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커리큘럼에 관심 갖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러니 교육의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퇴직금 이외에 일시에 받을 수 있는 추가적인 현금을 선택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더군다나 같은 시기에 서로 다른 이유로 조직과 이별하게 된 동료들과 집체형 교육으로 만나는 것이 참 멋쩍은 일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심지어 많은 재취업지원 교육들이 임원으로서 퇴직한 경험이 없는 컨설턴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애써 큰마음을 먹고 교육을 신청했다가 더 큰 좌절감에 휩싸였다.’는 현실적인 피드백도 많다. 따라서 꼭 필요한 경우의 집체 교육과 함께 단 한 가지라도 개인의 취향과 목표를 고려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면, 퇴직 임원들의 프로그램 참여율을 충분히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스스로 다음 목표를 선택하게 하라.


본 칼럼 3호 <퇴직 후 재취업률 10%의 시대, 4가지 취업 성공 전략>에서도 다루었듯, 퇴직 후 재취업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 이력서를 작성하고 기약 없이 인터뷰 기회를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 스스로 새로운 목표를 만들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변화를 시도해 볼 기회가 없었을 뿐, 조직의 임원들은 누구보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므로, 다양한 옵션에 따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임원으로 퇴직한 후 새로운 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람들과의 교류나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지금 당장 앞길이 막막한 퇴직 당사자들에게 큰 용기와 위로가 될 것이다.

 


넷째, 데이터에 기반한 퇴직 전략을 구상하라.


그 많은 퇴직 임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골프장, 북한산, 혹은 거실 소파’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있다. 자의이든 아니든 퇴직한 이후 새로운 역할 찾기가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시대마다 대한민국 1%였던 최고 인력들의 역량이 더 이상 사회에 남아있지 않다는 안타까운 표현이기도 하다. 퇴임 이후에도 일정 기간 지원되는 급여, 사무 공간, 차량 등에서 지원의 방향을 찾기보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역할 찾기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퇴직 정책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우리 회사에서 퇴임한 임원들의 새로운 목표가 무엇인지, 어떠한 사회적 역할로 거듭나고 있는지를 데이터로 꾸준히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올해의 퇴직 임원 관리에 할당된 예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이 되기도 한다. 인사팀에서 올바른 퇴직 방향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은 비단 퇴직 당사자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들을 롤모델로 삼았던 모든 구성원, 더 나아가 조직 운영의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퇴직 임원들은 모두 어디로 가야 할까.
우리 회사의 성공적인 순간들을 함께 했던 최고 임원들의 지혜와 경험이 퇴직 후에는 더 나은 사회와 다음 세대로 향할 수 있도록 기업들과 정부의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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